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이 들어오지 않던 어느 평일 오후, 의뢰인은 통화 기록과 문자 메시지를 묶어 상황을 정리해 오셨습니다. 저희는 먼저 반환기일 약정과 연락 두절 정황을 문서로 정리하고,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답변이 없자 곧바로 소장 접수를 진행했고, 제출할 증거의 우선순위를 다시 배열했습니다. 핵심은 “정당한 퇴거 의사 통지”와 “기한 도래 후 미지급”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법원 기일 통지는 비교적 빨리 잡혔고, 준비서면에는 계약서 원본, 계좌이체 내역, 중개대화 캡처를 배치했습니다. 변론에서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임대인의 ‘새 세입자 미정’을 이유로 한 유예 요청이 법적 사유가 되는지, 둘째, 지급 지연 기간에 대한 지연손해금 산정 기준이었습니다. 재판부는 계약상 기일과 통지 경위를 중시했고, 임대인 측이 자금사정을 이유로 한 연기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습니다.

1심 변론 이후 판결 선고를 기다리는 사이, 임대인 측에서 분할 상환을 제안해 왔습니다. 저희는 강제집행 대비로 재산조회를 병행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가집행 가능성과 지연손해금 부담을 근거로 올렸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에게 불리하지 않은 선에서 일시변제+지연손해금 일부를 포함한 합의안을 이끌어 냈고, 정해진 날짜에 정상적으로 지급이 이뤄졌습니다. 사건은 불필요한 추가 분쟁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